박긍정
생각이 너무 많다
생각하는 걸 좋아했는데
이제는 뇟속에서 생각 좀 빼내고 싶다
날이 더워져서 슬슬 반팔을 입게 되니까
원래 고민이던 팔뚝살이 더 심각한 고민이 되었다
어제 동료가 찍어준 사진 보고 더 충격을 먹어서
더더 생각이 많아졌다

어떤 날에는 '나도 뼈마름 해보고 싶다!' 가도
너무 스트레스 받는 날에는
'뭐 이 정도도 괜찮지 않나?' 생각한다 ㅋㅋㅋ '임신하기 전까지 뼈마름이 될수있을까?'
진지하게 고민해본다
자꾸 내가 날씬하다고 착각한다
나도 상체 좀 말라보고 싶어
운동 안 해도 엉덩이 뽈록한 사람들 너무 부럽고
나는 왜 안 그러지? 싶고 ㅋㅋㅋ
변태같이 지나가는 여자들 엉덩이나 쳐다보고 있고
지하철이나 버스 앉았을 때
나보다 앉은 키 큰 사람 하나도 없으면 슬프고
심지어 남자보다도 내가 더 크면
나 진짜 요롱이구나 싶고
맞은편 불투명 창문에
나보다 얼굴 큰 사람 혹시 있나 쳐다보는데
앉아있는 모든 사람들 중에서 내가 제일 크면 역시 나구나 싶고
또 그중에 남자도 있으면 나 진짜 등치 크구나 싶다
이게 내가 마음이 여유롭고 행복할 땐
'다리 짧으면 어때? 나는 행복한 사람인데' 생각하면서
1도 타격 없는데
내 마음이 가난할 땐 별 게 다 고민이다
마음이 가난하면
대인관계에 대해서도 고민이 따라온다
내가 할 수 없는 선까지 해보려고 하니까
자꾸 지치게 되네
이게 바로 관종인 걸까?
결국엔 모든 걸 내려놓게 되고 나한테 득이 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
마음을 다시 내려놓게 되지
그럼 그때부터 다시 박긍정, 아무 생각도 없는 속편한 내가 되는 거다
생각해보면 어떤 것에 깊이 빠지게 or 속하게 되면 그렇게 되는 것 같아
빠지게 or 속하게 되면
욕심이 생기고 가져보고 싶고
그것에 대한 모든 걸 내가 다 알고 싶고 알아야 되고
그렇게 되더라구
고민없이 편안하게 사는 것 같다는 말도 많이 들어왔는데
그땐 진짜 아무생각 없이 편하게 지냈었지
요즘엔 고민&생각이 너무나 많다
마음 비우는 거 그거 내가 제일 잘했던 건데
지금은 글쎄
마음 속에 들어있는 게 너무나 많다
이 마음, 저울로 달아보면 몇키로나 나올까
그래도 이렇게 글로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니까
정리가 되네 또
그래서 글쓰는 게 좋아
마음이 시끄러우면 또 와야지
